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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시장을 얼어붙게 했던 ‘PF 부실 우려와 사업장 자금 조달 위기’라는 단어가 이제는 조금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어떻게든 만기를 연장하며 ‘버티는 것’이 지상 과제였다면, 최근에는 사업의 틀을 통째로 바꾸는 실질적인 해법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는 위기 사업장이 각자의 방식으로 활로를 찾는 두 가지 핵심 흐름, ‘금융구조 재구조화’와 ‘상품 피벗(Pivot)’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금융 구조를 바꿔 다시 시장에 올라온 효제동

효제동 오피스 개발사업은 종로구 효제동 일대에 지하 5층~지상 15층 규모의 오피스 빌딩을 공급하려던 프로젝트입니다. 당초 계획은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를 통한 일반적인 개발 추진이었으나, 고금리와 조달 시장 경색으로 자금줄이 막히면서 2024년 공매 절차로 넘어갔던 사업장입니다. 시장에선 사실상 정리 수순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NPL 펀드가 해당 채권을 인수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고, 지금은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개발을 다시 추진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달라진 건 사업의 본질이 아니라, 사업을 담는 ‘그릇’이었습니다.

  • 기존 계획: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 활용

  • 변경 방향: 프로젝트리츠(Project REITs)로 전환

  • 전환 배경: 제도 변화 이후 PFV 활용의 실효성이 낮아졌고, 세제 혜택과 자금 조달 유연성이 높은 프로젝트리츠가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

프로젝트리츠는 리츠 구조를 개발사업에 직접 적용하는 방식으로, 자금 조달 경로와 투자자 구성이 기존 PF 방식과는 다릅니다. 이전에는 PF 시장의 대출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했다면, 이제는 리츠 구조 안에서 자본(Equity)을 보다 효율적으로 모집해 개발을 추진하는 프레임으로 바뀐 셈입니다.

이 사례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단순히 “살아났다”는 사실 때문이 아닙니다. 공매까지 갔던 사업장이 금융 구조 재설계만으로 다시 시장에 올라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막힌 PF를 억지로 뚫으려 하지 않고, 아예 다른 트랙으로 갈아탄 것이죠.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업장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효제동 방식은 향후 부실 사업장 정상화의 중요한 ‘레퍼런스’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기사:한투리얼에셋, 효제동 오피스 개발 프로젝트리츠 활용

 

🖥️ 물류센터에서 데이터센터로, 하남 풍산동의 선택

모든 사업장이 금융 구조만 손본다고 회생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당초 기획했던 상품이 현재 시장의 수요와 맞지 않을 때에는 자금 구조 조정보다 ‘무엇을 지을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하남 풍산동 사례가 바로 그 경우입니다. 경기 하남시 풍산동의 기존 물류센터는 대수선과 용도변경을 거쳐 10MW 이하 엣지 데이터센터로 전환될 예정입니다. 그 배경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수도권을 중심으로 물류센터 신규 공급이 급증하며 공실 부담 확대

  • 임대료 상승 여력이 제한되고, 자산 수익성이 당초 기대치를 하회

  • 기존 물류센터로는 투자 대비 수익 구조(Cap. Rate)를 맞추기 어려운 상황

이에 따라 기존 자산의 물리적 강점은 살리되, 섹터 자체를 갈아타는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인 데요. 이는 단순한 임기응변을 넘어 시장의 새로운 먹거리를 포착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 AI 인프라 수요 확대와 함께 데이터센터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

  • 특히 대형 하이퍼스케일 시설이 아닌, 도심 접근성이 좋은 ‘엣지 데이터센터’ 수요가 수도권 인근에서 증가

  • 기존 건물을 활용한 용도 변경이 신규 개발보다 인허가, 공사 기간, 비용 측면에서 유리

결국 같은 부지, 같은 건물이지만 쓰임새를 바꿔 사업성을 새로 창출해낸 사례입니다.

관련 기사: 하남 풍산동 물류센터, 데이터센터로 용도 변경 추진

 

🏨 오피스에서 호텔로의 유턴, 이제는 시장 흐름이 됐다

상품 변경은 이제 개별 사업장의 고육책을 넘어, 시장 전반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최근 도심 오피스 빌딩을 호텔로 용도 변경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입지 좋은 호텔들이 오피스로 탈바꿈하던 흐름이 이제는 완전히 뒤집힌 것입니다.

※ 오피스 → 호텔 전환이 늘어난 배경:

  • 공급 부담: 서울 주요 권역의 오피스 신규 공급이 이어지며 향후 공실률 상승 우려 상존

  • 수요 회복: 코로나19 종식 이후 외국인 관광객과 비즈니스 수요의 폭발적 회복

  • 운영 지표 개선: 호텔 객단가(ADR)와 점유율(OCC)이 동반 상승하며 자산가치 상승 기대

  • 섹터 온도차: 오피스 투자 심리는 다소 신중해진 반면, 호텔은 운영 수익 기반의 매수 수요가 살아있는 상황

이러한 흐름은 부동산이라는 하드웨어는 그대로여도, 어떤 소프트웨어(용도)를 담느냐에 따라 자산 가치가 천차만별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관련 기사: 오피스서 호텔로 ‘유턴’…상업용부동산 시장 판도 ‘역전

 

📌 결국은 ‘구조’와 ‘상품’, 두 가지를 동시에 묻는 시대

효제동, 하남 풍산동, 오피스→호텔 유턴. 세 사례는 각각 다른 해법을 선택했지만, 공통된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지금 이 사업, 현재의 방식과 상품으로 계속 밀어붙여도 되는가?”

현장에서 위 두 가지 해법은 별개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상품을 바꾸면 그에 최적화된 자금 구조를 다시 짜야 하고, 금융 구조를 재설계하다 보면 자연스레 수익성을 극대화할 개발 방향을 재검토하게 됩니다. 결국 사업장 정상화는 단순히 돈을 더 빌리는 과정이 아니라, 구조와 상품을 시장에 맞게 다시 설계하는 종합 예술에 가깝습니다.

앞으로 섹터별 온도차는 더욱 뚜렷해질 것입니다. 호텔과 데이터센터처럼 수요가 살아있는 곳이 있는 반면, 공급 부담이 커진 곳도 있습니다. 이 온도차를 기민하게 읽고 사업 초기의 가정을 과감히 수정하는 것, 그것이 멈춘 PF 사업장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진정한 동력이 될 것입니다.

이번 주에는 PF 사업장의 새로운 출구 전략인 ‘재구조화’와 ‘피벗’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주에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투자 주체와 자산 운용 트렌드를 중심으로 더 깊이 있는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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